안녕하세요.
저는 2019년 5월23일에 부모님과 자연산도미광어축제를 다녀온 뒤로,
해마다 이 축제를 기다리며 지인들에게도 방문을 적극 권유했었던 사람입니다.
80 넘으신 부모님과 함께 자연산 광어도미의 쫄깃한 맛에 감탄했었고,
코로나로 취소되었던 20/ 21년 축제를 너무나 안타까워했었던 사람 중 한명 이었지요.
2022년, 올해에 다시 축제가 열린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고,
지난 5월 24일 80 넘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제법 먼거리 지만 정말 맛있는 회와 저렴한 가격이, 많이 오른 기름값 정도는
충분히 보상해 준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 저희 부모님은 많이 우울하십니다. 먼길까지 가서 속고 왔다고 생각하시고 계시거든요.
저 또한 참 씁씁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네요.
5월24일. 첫번째 집인 3호 동백호.태양호.동원호에 머리에 꽃 꽂은 이모님 안내로 들어갔습니다.
도미 1마리, 광어 2마리로 3kg 남짓되게 해서 1.5키로 가격인 5만 3천원에 주시기로 하셨지요.
회가 나왔습니다. 허연 색깔로 자잘하게 썰어진 회 한접시. 너무 잘게 썰었네. 설마 이게 다는 아니겠지?
2019년 축제 때 먹었었던 2kg 보다도 양이 적었고, 동네 횟집에서 5만원 주고 먹는 회 양보다 적었으니까요.
주변 테이블 회도 나오기 시작했는데 다들 허연 회 1접시, 불긋한 회 1접시 드시고 계시더라구요.
우리는 도미를 다른 팀과 나누는 것도 아니고 1마리 담았었기에, 자잘하게 썰린 허연 회 1접시 밖에
안나왔으니 도미회는 아직 안 나왔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추가로 나오는 게 없더라구요.
흥정 안내했었던 이모님을 모시고 와서 어쭈어 보았습니다.
이게 3키로 다 나온게 맞냐고 블긋한 부분도 없다고.
말씀이 블긋한 게 있어야만 도미가 아니고 이 허연 거에 도미, 광어 다 담아있는거다 라고 하시더군요.
그리 말씀하시니 참 뭐라 할말이 없더라구요.
결국 바보같이 공기밥 3그릇 추가까지 5만 6천원 내고,
잘게 썰어서 자연산 맛도 안나는 회를 3명이서 모자라게 먹고 나왔습니다.
19년 2키로 2만5천원에 배부르게 먹었었는데 이제는 제대로 장사를 하기로 했나보구나 하고
이제는 이 축제는 올 가치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며칠 전 부모님께서 이것 좀 봐라 하며
이번 축제를 다녀왔던 사람들 블로그의 사진들을 보여주시더라구요.
광어 1키로 1접시를 소주랑 맛있게 먹고 왔다고 올린 사진들.
바로 우리에게 흥정했던 그 이모님, 우리가 먹었던 그 집에, 3키로 라던 허연회 1접시 딱 양이었습니다.
기름값, 시간, 횟값 모두 다 아깝습니만 다 그려러니 할 수 있습니다.
하다못해 노량진수산시장에 가도 저울치기 당하기도 하고 덤탱이 쓰기도 하니까요. '
하지만 정말 큰 기대를 하고 갔었던 80 넘으신 저희 아버지, 어머님.
얼마 안되는 양에 젓가락짓 맘껏 못하던 모습과
우리 도미는 못먹고 온거야 라며 허전해 하시는 얼굴을 보고 있노라니
멍청하게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고 온 제가 정말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동백호.태양호.동원호 이모님 그리고 자연산 도미광어축제 관계자 여러분.
회 1접시를 다른 테이블에 잘못 나갔네로 그냥 넘기시며 장사하신 거겠지요.
두 어르신 마음에 퍼런 멍을 새기면서 까지 그렇게 장사를 하시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너무 하셨습니다. 정말로 너무 하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