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주택에 사는 주민입니다.
지난 5월 13일 아침부터 시끄럽더니 공사를 위한 중장비가 들어와서 자라고 있는 농작물을 갈아 엎고, 파일을 박는 기계가 세워지면서 여기에 건축허가를 내줬다는 애기를 듣고 우리 그린주택 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아침 정해진 수순처럼 자기가 건축주라며 점심을 사겠다고 방을 붙여 놓았었습니다.
사람을 두 번 죽이자는 것도 아니고, 참 역겹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회라는 것을 해봤습니다.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하필 우리가 그 중심에 서게 됐다는 사실에 착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무엇 때문에 서천군은 평화롭게 살고 있는 우리를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천군은 건축법상 하자가 없기 때문에 나는 모른다는 식으로 버티고 있는데, 서천군은 상식도 없고 주민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곤 안중에도 없는가 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세상에 2m를 띄어놓고 빌라신축을 허가해주면 기존 그린주택민이 누리고 있던 조망권, 일조권, 개방감 등은 어찌하란 말입니까?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사생활 보호를 위해 집안에서 애기 할때조차 문닫고 이야기하며 살란 말입니까?
알고계십니까?
그린주택은 신축한지 20년이 지난 노후주택입니다.
지금도 건물은 기울어져 있고 사방 군데 균열이 가 있습니다.
그 건물들에 대한 붕괴위험 등 안전성 검사도 없이 오로지 건축법만이 최고의 법인거마냥, 건축법상 하자가 없으니 허가를 해주었으니 나머지는 니들이 알아서 해라는 이런 행정이 배짱행정 아니면 무엇입니까?
이걸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진정서도 제출하고 군수와의 대화에서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빌라를 신축하면서 그 공사업자가 부도라도 나면 공사중에 균열이 가버린 그린주택에 대하여는 누가 책임집니까? 서천군이 해주실겁니까?
지금 우리가 공사업자한테 뭐라도 얻어먹으려고 이런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딴거 얻어 먹으려고 거동이 불편한 어머님들이, 정신없이 아이들을 학교 보낸 학부모들이 심장 벌렁거리면서 그 데모를 하시는지 아십니까?
소통 좀 하고, 우리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달라는 것입니다.
파일을 박으면 죽을 때까지 그 자리 드러누워 죽겠다는 어머님들이 다치지 않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서천군은 우리 주민들에게 왜 이럽니까?
설계변경에 따라 허가를 다시 내줘야 하는 서천군은 지금 절호의 기회입니다.
제발 인간적으로 기존 주민들에 대한 안전진단이라도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그린주택 현장에 나와서 건물들을 한번 확인이나 해보십시오
이런 금이간 건물이 2m띄고 파일을 박으면 건물이 버틸 수 있는지 제발 뜬 눈으로 확인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주민들의 요구가 잘못된 겁니까?
아니 건축업자에게는 사유재산권이라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건축허가를 내주고 기존에 살고 있는 그린주택 주민들의 재산권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은 왜 이토록 열불나게 외면하십니까?
우리는 서천군민도 아닙니까?
제발 우리는 기존처럼 오후의 햇살을 넉넉하게 받으며 아이들이 평화롭게 재잘거리는 곳에서그냥 그대로 살고 싶습니다.
제발 우리 어머님들 다치게 하지 마시고 현장에 나와서 성의 있는 답변 좀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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