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매서운 한파가 차가운 바닷바람을 몰고 와 시린 손을 저미게 합니다. 하지만 내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그들은 언 땅을 밟고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바로, 코로나19의 최전방에서 군복 대신 방호복을 입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의 아들과 딸들 - 서천군 방역당국과 의료인들입니다.
서천군은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습니다.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며 군민들이 자만하는 틈을 타 ‘코로나 바이러스’는 서천군 관내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고, 확진자 이동경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군민들은 ‘깜깜이 행정’을 원망하고, 원성을 높였습니다. 그 모진 원망과 비난을 고스란히 가슴에 묻고, 여러분들은 죄인처럼 움츠려야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마을 전체에 이동제한 명령을 내리며, 밤을 새워 마을을 종횡무진하고 신속히 마을주민 모두를 검사하였고, 매서운 추위속에 ‘드라이브 쓰루’방식의 검역소를 운영하여 그나마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방어했건만 여러분들께 돌아오는 눈초리는 늘 싸늘했고, 때로는 모진 욕설앞에 절망해야 했을 것입니다.
서천군 보건과 방역당국 그리고 의료진들은 기나긴 겨울동안 눈보라 치는 선별검사소 야외텐트에서 언손을 주머니 난로 하나에 의지하고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의료인의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파김치가 되어 버린 지친 몸을 방호복에 묻은 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사투(死鬪)를 벌이며, 오늘도 언 땅을 밟고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희생과 봉사가 있어 군민들은 그나마 위로 받고, 안심했으며, 단 한 명이라도 고귀한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 서천군민들은 이 모진 한파속에 차가운 노지(路地)에서 춥고 지친 몸을 방호복 하나에 의지한 채, 언 손을 호호 불고 서 있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비록 따뜻한 손을 맞잡을 수는 없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5만여 서천군민들은 여러분들을 믿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든 생활의 노예가 되어, 여러분들 앞에 소리도 지르고, 심지어 욕설도 내밷었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이 있어, 서천군민들은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2021. 2. 1.
서천주민자치참여연대 회원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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