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연 지 30여년이 훌쩍 지나, 이제 ‘성년(成年)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참여민주주의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성년지방자치에도 불구하고, 풀뿌리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에는 아직은 헤쳐나가야 할 험난한 길이 많습니다.
지방정부에 민의(民意)를 전달하고,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 특히 기초의회의 경우에는 아직도 “의회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권위주의적인 의회운영으로 ‘기초의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우리 서천군의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제8회 지방선거를 통하여, 새로운 의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지 못하면 기초의회는 불신임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서천군의회는 이런 모습이어야 합니다.
첫째, 기초의회의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기초의회는 집행부가 아닙니다. 마치 의회가 집행부인 것처럼, 집행부에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됩니다. 의회는 집행부에 ‘민의’를 전달하고, 집행부와 함께 ‘협치(協治)’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여야 정당의 당리당략에 빠져, 무조건 반대부터 하거나, 야유하고 딴지를 걸어서는 안됩니다.
둘째, 의회는 투명해야 하고, 주민과 소통해야 합니다.
서천군 의회는 인터넷을 통하여 회의를 주민에게 실시간 공개한다고는 하나, 형식적입니다. 중요사항을 의결하는 ‘상임위원회’도 모두 공개해야 하며, 특히 본회의 도중 중요한 의사결정시에는 카메라를 의식하여 ‘정회(停會)하고 밖에 나가 ’야합(野合)‘을 해서는 안됩니다. 정정당당히 카메라 앞에서 ‘절충과 합의’를 도출해 내야지, 카메라 밖에서 야합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셋째, 주민에게 봉사하는 의회여야 합니다.
현재 운행중인 의장전용 의전차량은 폐지해야 합니다. 인구 5만의 작은 도시 서천군의회 의장이 무슨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의장 전용차를 운행하고, 그러다 보니 매번 의장직을 두고 서로 다투는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천군의회가 무슨 유럽 해외연수를 빌미로 주민혈세로 ‘관광’이나 즐기고 오는 이런 악습은 사라져야 합니다. 작년 년말 코로나가 만연한 시점에 제주도로 관광연수를 가서 ‘술파티’를 벌이는 그런 일은 없어져야 합니다. 의원연수가 필요하면, 내 고장에서 주민들 앞에 떳떳이 연수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넷째, 향후 4년간 의원 급여를 동결해야 합니다.
지역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힘든 영세상인 등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하여, 세비의 일부를 반납하는 것이 더 좋으나, 최소한 세비동결은 4년간 유지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군의회 의장은 상,하반기 의석수와 관계없이 여,야가 번갈아 가면서 맡아야 합니다.
부의장과 상임위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작은 고장에서 무슨 여,야가 있으며, 여,야가 서로 의장하려고 아우성거리며, 추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상반기에 의석수가 많은 정당에서 의장을 맡으면, 하반기에는 반드시 의석수와 관계없이 다른정당 소속의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합니다.
여섯째, 의원은 ‘겸손’해야 합니다.
행정겸험이 의원들보다 훨씬 많은 집행부 부서장들에게 늘 서로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며, 배우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잘못을 지적하고, 집행부를 견제하더라도 상호 존중과 배려의 평정심을 잃어서는 결코 안됩니다.
일곱째, 존경받는 의회상을 정립해야 합니다.
의회와 지방의원이 스스로 겸손하고, 낮은 자세에서 집행부로부터 존경받는 의원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집행부에서 뒤에서 욕하는 것은 집행부의 잘못이 아니라, 의회의 권위주의와 우상주의 때문입니다. 의회가 스스로 몸을 낮추고자 했을 때, 집행부가 진심으로 의회를 존중하게 됩니다.
여덟째, 공부하는 의회여야 합니다.
공직경험 30여년에 이르는 집행부 부서장들과 한 자리에서 군정을 논하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공부 그리고 사전검토를 통하여 풍부한 지식을 겸비하고 의정에 임해야 합니다. 대충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주민들 표나 의식해서 대충 얼버무리는 의회는 적폐입니다.
아홉째, 주민과 가까이 있는 의회상을 정리해야 합니다.
주민들의 대변자로서, 기초의원들은 주민들과 늘 소통하고,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주민들을 위해서 끊임 없이 봉사하고, 주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의지가 앞서야 합니다.주민들 앞에 먼저 다가가 주민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는 기초의원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런 “기초의회”를 선망합니다.
저는 이런 “기초의회”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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