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옵는 노박래 군수님! 그리고 6만 서천군민 여러분!
‘평화의 소녀상’은 1992년부터 매주 수요일 종로구 소재 일본대사관 앞에서 개최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1,000회째인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졌습니다.
처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는 묘비나 비석의 형태로 건립하고자 하였으나, 비석에 대한 허가는
도로법 등 관련법령에 위배되어(관할 종로구청)‘조형물(예술작품)’형태로 제작하여 건립하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평화의 소녀상’은 전국으로 확산되어
2016. 10. 31현재 국내 57개. 해외 11개가 설치되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확립하며, 전쟁으로 인한 고통이 없는 사회」에 대한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우리 서천군은 2016. 1. 28일 「서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에서 「서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발대식을
갖고 모금운동을 전개하여, ‘서천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하였으나,
설치부지 선정을 놓고, 서천군청과 대립하면서
봄의마을 광장에 임시 안치하고, 천막에 가린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서천군연합학생회 대표들이 지난 12월 1일 노박래 서천군수를 예방하여,
서천군 고등학생 1,167명의 연서가 담긴 ‘탄원서’를 군수님께 제출하고, ‘
봄의마을 광장’에 서천 평화의 소녀상을 안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탄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존경하는 서천군민 여러분!
서천군의 주장대로, ‘평화의 소녀상’이 공원 등에 설치되어, 설치 본연의 취지를 되살릴 수만 있다면
공원 등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우리군의 실정이 ‘공원’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 허허벌판에 위치하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군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속에서 마땅한 공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봄의 마을’의 설립취지나, 현재 ‘봄의 마을’의 사용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교육, 여성, 군민”을 상징하는 “봄의 마을”에 서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의마을 광장에 설치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서천군의 입장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습니다.
‘추진위’를 대표하는 주체들이 군수님과 대립각에 서 있는 정당의 주요인사들이고,
진보성향을 보이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주체가 되어 건립하는 사업이라는 부당한 이유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겸허히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존경하옵는 노 박래 군수님!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 인용한 “4. 19민주항쟁”은 마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발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어린 학생들이 교실을 뒤로 하고 차디찬 아스팔트 거리위로 뛰쳐 나왔겠습니까?
매주 토요일이면 광화문 일대를 수 놓는 ‘촛불’의 주체속에는 나이 어린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기성세대는 이런 어린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참회’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어린 녀석들이 공부나 하지 뭘 안다고 거리로 뛰쳐 나왔느냐?
너희들 뒤에 전교조 선생님들이 시킨 것 아니냐? 라고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지 말고
우리 기성세대는 어린 학생들 앞에 진정으로 부끄럽고, 죄송해 해야 합니다.
지난 주말 고등학교 2학년 다니는 제 아들 녀석이 친구들과 광화문 광장에 다녀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 자식 놈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저는 제 자식에게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애비로서, ‘춥지는 않았느나?“고 물으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존경하옵는 군수님!
어제 여린손에 1,167명의 친구들이 서명한 ‘틴원서’를 들고 군수님을 찾아온 학생들 또한
엄연히 서천군의 소중한 ‘군민‘의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앞으로 서천사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우리 서천의 동량이며, 희망입니다.
부끄러워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군수님께 소망을 전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결코 외면해서는 않됩니다.
요즘의 우리 학생들은 ‘누가 시켜서 할' 정도로 어리섞지 않습니다.
우리 기성 세대보다 훨씬 똑똑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원칙과 정의’를 숭상하고, ‘미래와 희망’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
‘봄의 마을’의 주인은 서천군민입니다.
부디 추운 겨울에 찬바람을 마다 않고, 존경하옵는 군수님을 찾아온 어린 학생들의 뜻을
외면하지 마시고, ‘봄의 마을’ 광장에 ‘서천 평화의 소녀’상이 우뚝 서서
「전쟁의 고통이 없는 사회」의 상징으로 의미되길 충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어린 학생들은
그저 군수님을 믿고......... '할아버지'처럼, 굳게 믿고 떨리는 손과 마음을 다잡고
군수실 문을 두드렸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것 뿐입니다.
저는 내일 저녁 6:30 봄의 마을 광장으로 천 리길을 마다 않고 달려갈 것입니다.
고향의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진정 부끄러움을 전하고 사죄하고 싶습니다.
2016. 12. 2일
서천촌놈 김 정 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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