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노박래 군수님! 그리고 서천군민 여러분!
언론에 보도된 자료에 의하면,
지난 1일 「서천군 연합학생회」 학생대표들이 「서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 관련한
서천군 고등학생 1,167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들고, 군수실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당일 군수실에서 군수님과 학생대표들간에 나눈 대화가 지역 언론사 카메라를 통하여 인터넷에 동영상으로 공개되었습니다.
그들도 엄연한 「서천군민」입니다.
비록 아직은 나이가 어려, 인격형성기에 있다고 하지만
그들의 말대로 대한민국이 발행한 「주민등록증」까지 소지한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물론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취지는 아닙니다)
더더욱 자신들이 「서천군 연합학생회」 대표단임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학생대표단을 맞아 면담하시는 군수님의 말씀은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면담 내내 “반말과 하대(下待)"로 일관하셨고,
학생대표들에게 “면박”하시는 의도의 말씀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존경하옵는 노박래 군수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습니다.
주민(학생)대표들과의 공식 면담석상에서 서슴 없이 반말로 일관하시는 군수님의 태도에서
그동안 군수님께서 서천군민을 저렇게 인식하고 계셨구나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연로하신 군수님께서 손자뻘 되는 학생들이 귀엽고 어여쁜 마음으로
사심없이 대화에 응하시고자 하셨다고 천번 이해해 드리고 싶어도
학생들과의 면담자리는
결코 개인적인 담소를 나누는 사석(私席)이 아니고
군수실은 마을회관이나 가정집의 사랑방이 아닙니다.
그 자리는 군민들이 “군수와의 면담”을 요청하여 ,
군수실에서 이루어진 공식석상이고,
언론사의 카메라가 켜져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백 번을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군수로서의 태도」였습니다.
존경하옵는 노박래 군수님!
군수님께서는 “학생들이 공부나 하지 /왜 추운 날씨에 군수 찾아 오냐?”고 질책하셨지만,
질책에 앞서 “왜? 나이 어린 학생들이 추운 날씨에 교실을 떠나 군수님을 찾아 올 수
밖에 없었는 지“ 진솔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했습니다.
지난 봄부터 호주머니 돈을 털어 "서천 평화의 소녀상"건립 기금을 모금했던 어린 학생들이
자신들이 모금한 돈으로 제작된 "서천 평화의 소녀상"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천막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을 보다 못해
"제발 군수님! 서천 평화의 소녀상이 봄의 마을에 안치될 수 있도록 "재고"해 주십사.......탄원하고자
군수님을 찾아 왔다고 했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자기들이 군수님을 찾아 와 탄원드리면
군수님께서 "긍정적으로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고 답변해 주실 것을 굳게 믿고 군수님을 찾아 갔을 것입니다.
왜? 이런 불행한 사태- 어린 학생들이 군수실을 찾아와야만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까?
군수님께서 평소 군민들앞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 오시고,
대화와 소통을 통하여, 군민들의 가려움을 사전에 긁어 주시고, 보살펴 주셨더라면,
왜? 이 어린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 군수님을 찾아왔겠습니까?
누구의 잘못입니까?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 인용한 4. 19민주항쟁은 ‘자유당 독재권력’에 항거하기 위한
마산의 한 교등학교 학생들의 시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80년 ‘서울의 봄’을 외쳤던 수 많은 어린 학생들의 함성.
광주사태에서 꽃 다운 젊음을 나라에 바친 어린 영웅들........
최근 광화문 광장에 ‘촛불’을 들고 나오고 있는 많은 어린 학생들.......
「누가 시켜서 여기 나왔는냐?」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면박하기 보다는,
왜 이들이 교실을 박차고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나와야 했는 지
기성세대들의 통렬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존경하옵는 노박래 군수님!
우리 서천군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련의 굵직한 사업들과 관련하여
불신과 의혹, 반목과 혼란, 이로 인한 주민갈등이 지속적으로 야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모든 일련의 사태들은
“군정(郡政)불신”에서 유발되고 있고,
군민과의 “대화와 소통”이 부족한 데서 유발되고 있다는 점을
왜? 군수님만 모르고 계십니까?
존경하옵는 군수님!
군수님께서 지난 1일 군수실을 찾아 온 주민(학생)대표들에게 “반말과 하대(下待)”로 일관하신 언행은
군민앞에 진솔히 사과하시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셔야 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예순 여덟 잡수신 동네 할아버지”를 찾아 간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학생들은 “서천 군수님”을 찾아 간 것입니다.
작금에 야기된 이 작은 현상이
서천군 행정의 “슬픈 자화상”이었다면,
서천군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오늘 봄의 마을 광장을 밝힌 이 가녀린 촛불이 꺼지지 않는 한,
교실을 뛰쳐 나와 군수실을 찾아 간 우리 젊은 미래의 동량들이 있는 한, 서천의 미래는 밝습니다.
다시한번 노박래 군수님의 진정어린 사과의 용단을 기대하며,
이 광장에 켜진 촛불이 “횃불”이 되어 군청사로 번지지 않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 12. 3.
봄의 마을 광장에 촛불 한 자루를 들고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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