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면 등고리에 참 딱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황금 알곡을 수확하던 논 4천여 평에 태양광 발전 패널이 들어설 위기에 처해 있다. 봄이면 들판을 가득 메운 파란 벼포기들, 가을이면 고개 숙인 황금빛 벼이삭을 보며 흐뭇해하던 주민들은 이제 시커먼 패널이 빼곡하게 들어찰 들판을 보며 가슴이 시퍼렇게 멍들고 있다.
참 딱한 일이다.
태양광 사업자는 등고리 주민이 대대로 가꾸어온 삶의 터전을 훼손하지 말라!
태양광 사업자는 패널 설치시설이 허가나기도 전에 분양광고를 냈고 벌써 분양을 마쳤다고 한다. 등고리 들판은 바야흐로 태양광 전기를 한전에 판매해 이득을 챙겨가는 외지인들의 사업장이 되게 생겼다. 등고리 주민은 이제 새벽녘 안부를 묻고, 저물녘 내일의 안녕을 기약하던 그 들판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수만 개의 시커먼 패널이 내뿜는 강렬한 햇빛 반사광 때문에, 예전의 멋진 들판을 더 이상 온전히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참 딱한 일이다.
서천군은 사업자가 태양광 설치를 위해 제출한 농지전용 허가 신청을 당장 기각해 농지를 등고리 농민에게 돌려주라!
알고 보니, 땅임자는 민간 태양광 사업자에게 시세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고 논을 팔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도 좋다는 동의서까지 써주었다고 한다. 한평생 같이 농사를 지어오던 옆동네 농부는 땅임자가 돈벌이에 눈멀었다며 비난하고, 땅임자는 평생 땅만 파다가 모처럼 목돈 만져볼 기회인데 그게 비난 받을 일이냐며 반박한단다. 위아랫마을서 형님동생하며 평생을 지내오던 이웃이 이제 서로 생체기를 내는 사이가 됐다.
참 딱한 일이다.
태양광 사업자는, 평생 돈독한 정 나누며 살아온 형님동생의 가슴에 대못을 박지 말라!
등고리엔 또 서천군이 생태전원마을로 조성한 산너울마을이 있다. 산너울마을 입주자들은 입주 3년 전부터 매달 모임을 갖고 부지 선정부터 가옥 설계, 시설물, 각 가정의 생활수칙까지 상세하게 마련해가면서 완벽한 생태마을을 꾸리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주민들은 그렇게 생태환경을 지키고 보살피며 10년 넘게 귀농귀촌의 꿈을 가꿔왔다. 그런데 이 무슨 날벼락인가?
산너울마을 주민 역시, 등고리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는 걸 결사 반대한다!
태양광 사업자는 등고리 주민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태양광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서천군은 등고리 주민의 생태환경적 삶이 훼손되지 않을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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