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군청 앞에 섰다.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말한다. 내 말을 들어달라고, 어쩌면 하늘에 대고 소리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무심히 지나가는 차 행렬들, 학교 가는 미래 삶의 주인공들인 아이들을 보며 소박한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일구어가자고 말한다.
주민들의 신성한 투표로 뽑힌 서천군정의 책임자인 군수에게 벌써 한 달 째 주민들이 돌아가며 호소한다.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군정을 펴나가겠다고 했으니 약속한 대로 해달라는 거다. 예전에 군수와 면담하며 든 생각은 주민들 삶과는 좀 한 발 떨어진 자리에서 일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돌아오는 답은 다 알고 있다고, 같은 마음이라고 하지만 대안은 없고 딱 거기까지였다.
주민이 찾아와 절박한 심정으로 말할 때는 스스로 어찌 할 수도 없고 그저 답답한 처지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거다. 어쩌면 지금 살면서 이런저런 불편한 게 있으니 해결해 달라는 것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우리 다음 다음 또 다음에 이 땅에서 살아갈 아이들에게 좋은 삶터를 물려주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건 농촌의 사활이 걸린 것이기에 길게 문제를 보고 판단하자는 것이다.
태양광발전 사업자가 등고리마을 들머리에 있는 다랭이논에 시설물을 설치하겠단다. 물론 정당한 사유재산권 행사라고 하지만 당장 주민들의 삶에 어떤 모양으로든 피해를 준다면 그건 분명한 문제거리이고 군수는 당연히 슬기롭게 조정 해결해 주어야한다. 사업자와 주민 간에 놓인 갈등을 놓고 서로가 상생하는 길을 제시해 주어야지, 허술한 규정만 말하고 뒷짐 지면 주민들 고통은 누가 덜어줄 것인가. 주민들은 그저 운명이려니 하고 감당해야 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고 내 삶을 살아가려는 주인, 주민으로서는 억울하다.
오늘도 힘차게 하루 일을 시작할 시간에 1인 시위를 한다. 하고싶은 말은 간단하다. 자연 품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려는 등고리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속시원히 풀어주길 바란다. 이런저런 듣기좋은 말과 행정으로만, 또 정작 이해 당사자인 주민들을 빼고 심의위원들만의 토론으로 풀어갈 게 아니라 상식대로 자연 순리대로 주민들 대다수가 진정으로 바라는 대로 결정해주기 바란다.
1인 시위,
어서 끝내고 싶다.
어서 평화로운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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