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부발전이 신서천화력발전소 건립을 위하여 서천군과 협약했던 ‘동백정해수욕장 복원과 동백정 리조트 사업’이 서천군의 무관심속에 한국중부발전만 웃고 있는 형국이다. 그동안 신서천화력발전소는 준공하여 상업발전을 시작했으니 중부발전으로서는 뒷짐만 지고 “시간아! 가라!”라고 하고 있는 듯 하다.
서천군은 지난해 7월 폐발전소 건물 철거과정에서 발생한 폭발음과 먼지 등으로 민원이 발생한다하여 대책도 없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이다. 옛 서천화력발전소의 상징과 같은 굴뚝 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높이 56m에 달하는 직육면체 건물 하나만 덩그러니 흉물스럽게 남아있다. 서천군 환경보호과는 “4차례 발파 작업 때 소음을 측정했는 바, 4차례 모두 소음·진동 관리법상 소음 기준인 80dB(데시벨)을 넘어선 100dB 이상 소음이 발생했다. 이에 법령에 따라 발파 공법 중지 결정을 내렸다. 기준을 초과한 소음을 줄이도록 발전소측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발파가 아닌 중장비를 이용해 건물을 철거할 것을 발전소 측에 행정명령한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서천군 요구대로 철거 공법을 바꾸기 어려운 처지라는 점이다. 섣불리 중장비를 투입하는 공법으로 바꿀 경우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남아있는 이 건물 한 동은 바닥 면적 7072㎡에 높이 56m 규모다. 철골 구조로 지어져 있으며, 발파 철거가 쉽도록 일부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거하는 등 취약화 작업이 80% 정도 진행되어 있다. 이미 발파를 위한 사전 작업이 대부분 진행돼 건물 안전성이 취약해져 내부나 상부에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할 경우 건물 붕괴 위험이 커서 감리업체가 안전사고를 우려하여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중지명령이 내려진 2022. 7월 당시, 서천화력본부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발파 방식으로 철거가 진행되도록 서천군, 주민들과 잘 협의해 해수욕장 복원 공사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10개월여가 지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 6월 동백정해수욕장 복원공사는 마무리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폐발전소 건물철거과정에서의 폭발음과 먼지 등으로 민원이 발생해 뾰쪽한 대안도 없이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사업은 신서천화력발전소 건립에 대한 보상으로 한국중부발전이 사업비 648억원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던 사업이다. 중부발전측 입장에서는 서천군청의 공사중지명령이 “웬 떡이냐?”했을 지도 모른다. 이미 상업발전을 시작하여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중부발전측에서는 서천군에 책임소재를 떠넘기며 유유자적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동백꽃은 만개했고, 관광객들은 줄을 잇고 있다. 동백꽃 주꾸미축제인파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올 6월 개장하기로 했던 동백정해수욕장 복원공사는 첫 삽도 떠보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이제 서천군수께 “대안은 있느냐?”고 묻고 싶다. 소음과 먼지 피해로 폭파공법을 지양하고 중장비와 인력을 이용한 철거공법을 사용하라는 서천군의 요구와, 이미 폭파공법을 위하여 일부 콘크리트 구조물 제거 등 취약화 작업이 80%이상 진행되어 안전상 중장비와 인력을 진입시킬 수 없다는 양측의 팽팽한 주장대로라면, 신서천화력발전소가 폐기될 때까지 무기한 이 이상태로 방치하라는 말인가?
진정 해법은 없는가?, “적극행정”은 고려해 보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업 시행자인 중부발전을 종용하여 적극적으로 민원을 해결하도록 행정력을 동원해야 하지 않겠는가? 동백정복원 의무사업자인 중부발전으로서는 뒷짐만 지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동백정해수욕장 복원사업의 일환인 리조트 건립사업은 또 어떠한가?
이 사업은 2012년 중부발전이 신서천화력발전소 건립의 전제조건으로 서천군민에게 약속한 사업으로 서천화력 1·2호기 폐부지를 개발하는 게 골자이다. 이 폐부지개발사업의 중심축은 동백정해수욕장 복원과 리조트 건립이다.
중부발전은 서천화력발전소 폐부지 27만 2306㎡ 가운데 11만 3500㎡(41%)를 해수욕장 복원사업에 할애하고 나머지 부지(15만 8806㎡)엔 리조트와 생태공원, 마리나, 집라인(zipline) 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이때 중부발전이 약속한 협약사업 준공 시점은 2023년 6월이었다.
군과 중부발전은 리조트 건립을 위해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하기로 하고, 중부발전은 SPC에 참여할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하여 2020년 10월 리조트 건립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소노호텔앤리조트 컨소시엄을 선정했지만 2년 6개월이 지나는 지금까지 SPC 설립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채, 서천군과 중부발전은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이미 신서천화력발전소를 준공하여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막대한 영업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중부발전으로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서천군청도 나 몰라라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 부서간 서로 책임회피에만 급급하고 도대체 사업에 대한 진척은 기대하기도 어렵다. 서천군에서 부군수를 단장으로 구성한 T/F팀은 언론플레이용 선전도구에 불과했던가?
답답한 건 서천군민 뿐이다. 중부발전은 사업 추진 지연의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답답한 점이 없으니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차일피일 시간만 때우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 이행협약은 한국중부발전이 서천군 그리고 서천군민에 대한 약속이다.
한국중부발전은 국가가 100%투자한 공기업이다. 공기업의 사명을 잊어서는 안된다.
서천군수 또한 부처간 책임회피로 차일피일 시간만 때울 일이 아니다.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이행협약은 서천군민과의 약속이다. 서천군민의 대표기관인 서천군수가 발 벋고 나서야 한다.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 이행협약이 중단된 배경인 ‘폐발전소 철거’와 관련된 민원을 해소하고 조속히 폐발전소 잔류건물을 철거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동의의 전제조건이었던 ‘건설 이행협약’이 발전소가 건립되어 상업발전을 시작할 때까지 첫 삽도 뜨지 못했다는 것은 서천군의 수치이다.
이제는 군수가 나서야 한다. 서천군수가 한국중부발전 사장을 만나 정상회담에서 해결할 방법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인다.
“경제군수”를 표방했던 김기웅 군수의 “서천경영”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