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가 장항으로 작업실을 옮겨 지내면서 든 생각이다.
중앙초 앞 4차선 대로변이지만 정말 하루 행인이 10명 남짓도 안 되는-그것도 대부분 고령 노인- 것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으로 글을 쓴다.
동백대교만 건너가도 평일에도 젊은이들이 북적이고
하다못해 주말엔 송림만 가도 외지인이 북적이는데
이리도 한가한 장항읍내
나는 이에 도심에 대한 접근성-개방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하였다. 와볼 것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낯선 외지인들에게는 쇠락한 장항거리를 산보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매력이 있을 터인데-엄청 많은 사람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애초에 접근성이 떨어지니 들어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외지인에게 폐쇄적인 도시인 셈이다.
우선 대중교통에 대해
나는 장항을 버스로 출퇴근한다. 그런데 버스의 노선 안내도(이건 외지인에게 필수) 같은 것은 없다. 게다가 버스 안 모니터 안내는 수시로 멈추있거나 엉뚱한 안내를 하고 있었다-무책임한 일이다. 제주도를 혼자 여행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보았는데, 노선표와 버스내 안내 모니터만을 의지해서 어디든 갈 수 있었다. 굳이 승용차를 쓸 이유가 없었으며 그 한가로움은 말할 수 없는 매력이었다. 군산에 유입되는 젊은 관광객들은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고속버스를 타거나 전주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들어온다. 한번은 서천여객 시내버스를 타고 군산으로 건너가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군산의 어디어디를 이동하여 어디까지 가는지 알 수 있는 정보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나는 서천여객 사무실을 방문하여 여쭈었지만, 그런 노선표는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군산시내버스 노선표는 서천터미널에 게시되어 있었다.
서천여객 버스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앞을 통과한다. 그런데 만일 거기에 시간표와 노선표가 있다면 여행하는 젊은이 들중 저거 한번 타볼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다못해 하루에 한 두명이라도 그것을 타고 장항을 방문한다면 그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장항 방문객이 늘어날 수 있는 거다.
승용차 이용자들의 경우
장항 송림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관광버스가 아니면 거의 모두 승용차를 이용한다. 그런데 그들은 송림을 들렀다가 그냥 다들 빠져나가는 거다. 이들이 장항 읍내로 들어오려면 승용차를 원할하게 장항읍내에 주차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게 잘 안내되어야 한다. 그게 접근성이다. 손바닥 만한 장항읍내, 그리고 도보로 거리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다. 장항은 걷기 최적화되어 있는 도시이다. 일제 강점기에 도시계획이 되었고 그게 그대로 남아있는 특별한 도시다. 이런 시골 도시 중 그렇게 넓은 인도를 가진 곳 본적이 있는가? 게다가 건물은 죄다 낮고 전선이 지중화되어 그렇게 넓은 하늘을 볼 수 있는 도시도 많지 않다. 그런데 도로가 죄다 노변 주차로 가득하여 그 멋지고 한가한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다. 도심 주차장을 확보하고 노변주차를 해결하여 쾌적한 도심을 만든다면, 산보객들이 들어오는 도시가 될 것이다. 노박래 군수님 시절 서천 사거리 주변 주차장 확보는 좋은 사례라 생각한다.
자전거 여행에 대해
장항의 인도는 정말 차선 하나보다 너 넓다. 산보여행도 좋지만 조그만 떼 내어 자전거 도로를 확보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만일 송림에서 장항읍내로 들어오고 국립생태원에서 들어오는 자전거 도로를 확보한다면, 그리고 자전거를 대여한다면, 그래서 하루 열댓명이라도 자전거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게 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국립생태원쪽에서 장항으로 들어오는 4차선 도록가 개설되었는데, 혹시 거기 자전거 도로를 넣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몇년전 지인이 장항을 방문하여 머물면서 도시탐험역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서 생태원을 가보려 하다가 포기했다고 했다. 게다가 장항읍내가 전혀 자전거 여행에 맞지 않다고 하였다. 장항 주민들은 의외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 특히 노령층에서 그런데 그 넓은 도로지만 노변 주차들 사이로 곡예 운행을 하고들 있다.
공장이 들어오면 인구가 늘고 발전될 것이라 기대들 하지만 죄다 익산, 군산, 전주에서 통근하지 않는가? 장항만의 도시의 매력을 만들지 못하면 쉽지않은 얘기다. 장항의 매력이 어디 있는지 살펴보고 거기에 맞춰 도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나는 매일 버스를 이용하고 도보로 장항을 다니면서 그것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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