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 더무서운건 군청이 침묵과
행정의 배제였습니다 설명회는 없었습니다 주민 동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산지관리위원회를 통과했고
지금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 입니다
채석장 보다 무서운 건 누구도 저 같은 주민에게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1954년생 귀촌인 최**입니다.
10여년 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서천의 맑은 공기와 자연을 벗삼아
남은 인생을 조용히 보내기 위해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무슨 대단한 걸 바라고 온 건 아닙니다.
그저 마당에 햇살이 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며 숨 쉴 수 있는 그런 곳이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희 마당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 앞에는
거대한 채석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이
군청이 설명 한마디 없이 넘긴 행정절차 몇 장으로 끝났다는 것,
이제는 법원에서 제 삶의 방향이 정해진다는 것이
너무도 황당하고 억울합니다.
저는 군청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습니다.
“이 사업이 주민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아느냐”고,
“설명회 한 번이라도 열었냐”고,
“정말 이게 상생협약이 맞느냐”고…
하지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저희 주민 모르는 사이에 관련 서류는 산지관리위원회에 넘겨졌고,
군청 담당 공무원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통과되었으며,(과장으로 진급)
지금은 법원의 판단만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서류가 통과된 뒤에야 서천군은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절차가 이미 끝난 뒤에야 나온 그 반대 입장이
진심인지, 아니면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인지
저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더 혼란스러운 것은,
과거에는 군수께서 공적인 자리나 사적인 대화에서
이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저 또한 그런 발언을 직접 들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랬던 입장이 지금은 갑자기 바뀌어
“반대”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그 변화의 이유와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귀촌인으로서 저는 정말 성실하게 이곳에 뿌리내리며 살아왔습니다.
말없이 마을 일을 도왔고, 농사도 지었고, 주민들과 조심스럽게 어울려 지냈습니다.
그런 제가 이제는 판사 한 사람의 판결에 따라 인생의 마지막이 흔들리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게 정말 정당한 행정일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서천군민 여러분,
그리고 저처럼 자연이 좋아 찾아온 귀농 귀촌인 여러분,
혹시라도 비슷한 심정이신 분이 계시다면
제 목소리에 조금이나마 공감해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단지 ‘개발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 없는 행정, 주민 배제의 문제,
그리고 그 속에서 90% 이상반대 하는 주민의 삶이 무너지는 현실입니다.
지금 이 사건에서 원고도, 피고도 모두 변호인을 선임하고 있지만,
정작 직접 피해를 입고 있는 저 같은 주민은 아무런 법적 대리인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손으로 글을 쓰고,
제 발로 자료를 모으며,
이렇게 작은 게시판을 통해라도 진심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끝까지 이곳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 땅을 지키고, 함께 숨 쉬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곧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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